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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우렁이, 섬사과우렁이 이야기 (Pomacea canaliculata, P. insularus) 생태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1.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 소개

▲ 왕우렁이(좌), 섬사과우렁이(우) (한반도생물다양성 1))

왕우렁이(Pomacea canaliculata)와 섬사과우렁이(Pomacea insularus)는 사과우렁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입니다 1). (참고로 학명은 국내의 경우 주로 Pomacea insularus를 쓰고 외국에서는 Pomacea insularum를 쓰는 분위기 같습니다. 이래서야 학명의 의미가 퇴색되는... 1) 2) 9) 10))

연체동물문 > 복족강 > 고설목 > 사과우렁이과 > 사과우렁이속 1)
Mollusca > Gastropoda > Architaenioglossa > Ampullariidae > Pomacea 1)

사과우렁이과의 사과우렁이속... 영어로는 말 그대로 Apple snails 입니다. 사과처럼 둥글게 보인다고 하네요 5). 사과우렁이... 참고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는 원래 우리나라에 살던 우렁이는 아닙니다. 언론을 많이 탄 유명 인사라서 왕우렁이 만큼은 모르시는 분들이 없을 정도! 특히 수면위에 낳는 빨간 알덩어리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참고로 성별에 있어서 달팽이 종류를 떠올리면 자웅동체가 생각나는데 사과우렁이 종류는 자웅이체입니다. 그리고 허파와 아가미의 조합으로 산소가 부족한 서식지에서도 살 수 있고, 물고기들이 살기 어려운 나쁜 수질에서도 살 수 있는 강인함을 갖추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재밌게도 사과우렁이과의 우렁이만 수면 위에 산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0).

▲ 왕우렁이 알 (국립환경과학원 5))


2.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는 어떤 관계?

국내에서는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를 구분하는 듯 합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 같지 않고 대부분 왕우렁이에 대한 정보들이 많습니다. 이게 좀 이해 되는 것이 외국에서는 P. canaliculata(왕우렁이)를 정명으로 보고 P. insularum(섬사과우렁이)를 이명으로 보기도 합니다(그렇다면 같은 종?). 또한 P. insularum 로 구분해 표기하더라도 왕우렁이와 매우 가까운 근연종으로 봅니다. 워낙 크기나 형태의 변이가 크다고 하네요 9) 10).

만약 두 종을 독립된 종으로 판단했다면 섬사과우렁이에 대한 연구가 왕우렁이 만큼 되거나 나름대로의 정보가 구축되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국내외적으로 대부분 왕우렁이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본인들도 제대로 구분 못하는 건 아닐런지... 물론 알의 색깔 차이 등을 언급하기도 합니다만 10).

따라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냥 왕우렁이만 떠올려도 문제되지는 않을 듯 싶은데... (제가 분류학자가 아닌지라...)

▲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를 같이 설명 중 (Apple snails 10))

3. 도입

사과우렁이속의 종들(Pomacea spp.)은 남아메리카 쪽 열대지방의 패류인데, 우리나라에는 1983년경에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목적은 식용 및 친환경농법이었는데(친환경농법은 도입당시 목적은 아닌 것 같지만 11)), 사육농장과 농경지에서 도망나와 우리나라 각지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3) 4).

왕우렁이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좀 아쉬운 생각이 들긴 합니다. 왕우렁이의 경우 1980년대 초 일본에서 국내로 밀반입된 것으로 알려지며, 1983년 정부가 식용목적으로 수입을 승인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5). 일단 정확히 언제 들어왔는지는 당시 밀반입했던 사람만 알겠네요. 일본에서는 식용으로 도입한 후 자연생태계로 빠져나가 다양한 피해를 미치는 등 해외의 다양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수입승인에 좀 더 신중했었으면 어땠나 싶습니다. 물론 이건 결과론적인 얘기기도 하고, 당시 엄격히(!) 판단했겠지만...


4. 확산

일단, 논은 통제된 공간이 아니다보니 원래 살던 논을 빠져나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겨울나기. 도입 초기에는 월동이 어려웠다고는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열대지방에 살던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은 쉽지않은 벽이겠죠. 냉장고라기 보다는 냉동고죠. 아마 월동의 어려움이 국내 도입이 결정된 요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왕우렁이는 우리나라의 남쪽지방을 중심으로 확산하다가, 유기농, 친환경, 무농약농법 등의 유행을 타고 덩달아 열심히 전국적으로 보급됩니다. 2009년 기준으로 전라남도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벼농사 재배면적의 약 89%(56,039 ha)를 왕우렁이가 담당했다고 하니 대단하네요 6). 잡초제거는 물론이고 식용으로 먹거나 팔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 결국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우렁이가 되었습니다 4) 5). (이대로라면 DMZ도 넘어갈 기세... 정말 추위에 약한거 맞아?) 아니, 제주도에도 이미 피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양식으로 들여왔다가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네요 12).

▲ 왕우렁이 주요 분포 (국립환경과학원 5))

▲ 제주도에서의 왕우렁이 피해 (네이버 동영상백과: EBS 동영상 12))

다만, 왕우렁이의 생존 가능 한계저온이 2℃라고 해 놓고 8) 월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다하니 2) 알쏭달쏭. 올 겨울도 영하 10도를 밑돌았는데 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20년만에 열대 우렁이가 우리나라 겨울을 극복할 수 있게 체질개선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애초에 우리나라 겨울은 날 수 있을 정도로 내한성이 있었지만 관계자들이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네요. 도입종의 생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가 자연 생태계로 널리 퍼지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까요. 물론 실제 도입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함정. (그렇다 해도 여전히 왕우렁이가 월동을 못해 생태계를 교란시키지 않는다는 기사가 버젓이 올라오는 건 좀...11).)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나름대로 남쪽 지방인 부산과 브라질 기온이 이렇게나 다른데, 왕우렁이 대단합니다. 강원도에도 살다니...
▲ 부산(위) 및 브라질(Manaus, Brazil)의 연중 기온(아래) (World Weather and Climate Information)

▲  외래종으로 등록된 왕우렁이와 섬사과우렁이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2))


4. 그렇다면 왕우렁이 제초실력은?

아무 매력도 없는데 다들 왕우렁이~ 왕우렁이~ 하지는 않았겠죠. 이쯤에서 확인해보는 왕우렁이의 제초실력. 아... 탁월합니다. 98%라는 경의적인 수치 8). 왕우렁이가 널리 보급된 이유가 이해됩니다. 농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들 것 같네요.
▲ 왕우렁이 넣는 시기 대비 제초효과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8))


▲ 왕우렁이의 농업적 활용과 관리요령 (국립농업과학원)


5. 역습

다만, 얘네들은 우리나라에 없던 아이들이기 때문에 국내 생태계로 도망가지 않도록 잘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실내 건물에 완벽히 가둬놓고 기른다면이야 낫겠지만, 논 농사를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우렁이들이 그 자리에만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겠죠.

▲ 왕우렁이의 습격. 월동한 왕우렁이가 옆 논으로 퍼지면서 어린 벼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그러다보니 이젠 친환경이고 뭐고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월동을 하지 못할 때에는 시기에 맞게 컨트롤 할 수 있었겠지만, 겨울을 나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거죠. 애초에 논농사가 통제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다보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만 가만 있으라고 해서 그대로 있을 왕우렁이가 아니니까요. 벼 말고도 다양한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형국 12).

월동하고 어린 벼도 이젠 잘 갉아먹습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우리나라 자생 우렁이와 경쟁할 수밖에 없고, 습지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네요. 물론 무조건 나쁜 영향만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생태계에 없던 종이 침입한 만큼 어느 정도의 교란은 뒤따를 수밖에 없죠.

FAO(2004)에 의하면 왕우렁이에 의한 경제적 손실이 세계적으로 55~248억달라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왕우렁이는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100 of the world's worst invasive alien species)으로 선정된 영예를 누리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탁월한 왕우렁이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인지 밀양 소재 농진청 기능성작물부에서 개발 및 특허출원한 왕우렁이 외부유출 차단장치(Apparatus for blocking outflow of apple snails)도 개발됩니다 7). 그물망에 구리테이프가 부착되어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왕우렁이의 탈출을 막겠다는 것. 음... 왕우렁이의 탈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개구리도 들락날락 할 수 없는 논이 친환경적인지는 모르겠네요. 게다가 어쨌든 그물망이다 보니 새가 물고 나갈 수도 있고, 그물망이 찢어질 수도 있고, 장마나 태풍 등등 과연 성능유지를 잘 할 수 있을런지 (물론 잘 만들었겠지만...)...

▲ 왕우렁이 외부유출 차단장치 (아시아뉴스통신 7))

외래종이 한 번 생태계에 침입하면 통제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도입하지 않는 것도 좋다고만은 할 수 없겠죠. 요즘은 생물자원, 유전자원만큼 중요한 것도 없으니까요(물론 우리 자원을 잘 챙기고 있다는 가정하에).

왕우렁이의 귀추가 궁금했던 것이었는지 이래저래 소소하게 적어본 사과우렁이 이야기였습니다. 
(참고로, 본문에는 저의 사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류가 있을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참고문헌>
1.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s://species.nibr.go.kr
2.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kias.nie.re.kr
3. 국립생물자원관. 2014. 국가 생물종 목록.: 무척추동물-V [연체동물-I (복족류)]. 국립생물자원관.
4. 이준상, 이용석, 민덕기. 2010. 국내 유입 외래 연체동물. 한국패류학회.
5. 국립환경과학원. 2008.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 국립환경화학원.
6. 농촌진흥청. 2015. 유기농 쌀 생산-농업기술길잡이 205. 농촌진흥청.
7. 아시아뉴스통신. 2011. 밀양, 왕우렁이 외부유출 차단장치 개발.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214685
8.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n.d. 왕우렁이농법.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atc.chilgok.go.kr/sub/04_03.jsp
9. Centre for Agriculture and Biosciences International. 2018.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s://www.cabi.org/isc/datasheet/68490
10. Apple snails. Retrived February 28, 2018.
11. 중앙일보. 2017. 친환경 '우렁이 농법'이 탄생하게 된 '놀라운' 이유. Retrived February 28, 2018, from http://news.joins.com/article/21862997
12. 네이버 동영상백과. 2010. 농작물 초토화의 주범! 왕우렁이. Retrived March 1, 2018, from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51508&cid=51641&categoryId=51641